장례이야기
2021. 3. 17.
일각에서는 장례식장 일회용품 금지 말도 안 되는 정책이라 비판... 그렇다면 정부의 대책은?
2억 1600만개, 이 어마어마한 숫자는 장례식장에서 1년동안 사용되는 일회용 접시 사용량입니다. (2016년 환경부 조사)
최근 프랜차이즈와 음식점에서 일회용품에 대한 규제가 심상찮은데, 장례식장도 그에 맞게 변화하고 있을까요? 그렇다면 그 변화의 모습은 어떨까요?
소비자 만족도 97% 보훈상조에서 3가지 시선을 통해 '장례식장 일회용품 금지'를 알아보겠습니다.
장례식장 업체가 말하는 일회용품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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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객이 없어 한산한 장례식장. 덕분에 일회용품이 줄었지만, 영 기쁜 일만은 아니다.[/caption]
"힘들죠. 그 많은 설거지를 언제 다 합니까.
지금 여사님들 숫자로는 택도 없어요."
듣자마자 장례식장을 운영하는 A씨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장례식장에 일회용품이 많이 나오는게 맞긴 맞다'고 했다.
3일장이 끝난 뒤 쓰레기봉투를 보면
최소 800리터는 사용하기 때문이다.
나무젓가락부터 일회용 수저, 접시 등 상 한차림에
일회용품이 최소 10개는 사용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
"다회용기를 사용하라는데, 그럼 접객실 자체가 설거지가 가능한 곳으로 바뀌어야합니다.
그리고 식기 세척기도 있어야 하지요.
물이 묻은 접시에 음식을 담을 수는 없으니까요. 그 예산은 다 어떻게 합니까?"
그는 '말이 좋다 뿐'이지 실제로 시행되기 위해서는 계획 을 잘 세워야 될 것이라 충고했다.
그렇지 않다면 유명무실한 정책을 넘어,
장례식장을 운영하는 사람들에게도
큰 피해가 갈 것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유족이 말하는 일회용품 금지
"뭐.. 좋은 생각인 것 같아요.
직접 상을 치러보니 일회용품이
많이 나온다고는 생각했거든요."
최근 부친상을 치룬 B씨는
장례식장 일회용품 금지에 공감했다.
조문객이 적긴 했지만 일회용품은 많이 사용되었다.
회사 측에서 일회용품을 제공하긴 했지만
부족하여 장례식장에서 더 구매해야 됐다.
"이런 시국에 좀 찝찝할 수는 있죠.
근데 결혼식장 가서도 다들 그릇 들고 잘 먹잖아요.
잘 씻기만 한다면 괜찮지 않을까요?"
하지만 B씨가 지적한 것은,
'설거지 할 사람만 힘들다'라는 점이다.
그렇게 많은 설거지를 누가 할 것인가.
"집안일 많이 시키는 곳이면
장례식장 가서도 힘들겠죠 뭐...."
그렇다면 의전도우미 수를 늘릴지,
유족들이 설거지를 대신 하는지의 방향이 부딪힌다.
그럼에도 멀리 봤을 때
일회용품 금지가 맞다고 생각하는 B씨는
각각 장단점이 있을 것 같다며 의견을 일축했다.
의전도우미가 말하는 일회용품 금지
"상관은 없지만, 조금 더 신경을 써야겠지요.
그냥 버릴 수 있는 일회용품에 비해
다회용품은 꼼꼼히 씻어야 하니까요."
당연한 말이지만 직업으로 가면 입장이 달라진다.
특히 '장례식장'이기에 더욱 신경써야한다.
조문객들과 상주 분위기가 가라앉는 건 어쩔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장례식장 특성상 음식에
고춧가루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그릇에 남지 않도록 신경써야 한다.
"좋은 생각이기는 한데,
다만 조문객이 많이 몰려오는 시간대에는
대책을 세워야 돼요.
그릇이 부족해서 밥을 못 드시고 가는 상황은
생각만 해도 황당하네요."
그렇기 때문에 장례식장 측에서는
다회용기를 많이 구비해 두고,
예산을 줄이기 위해
식기 세척기도 작은 것을 살 게 아니라
많은 그릇이 담길 수 있는 큰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공통적인 의견은 '일회용품을 줄이자'가 맞지만,
상황마다 각각 다른 의견이 제시되었습니다.
때문에 일회용품 금지를 위해선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여러 입장을 고려하여 시행되어야 됩니다.
어떤 정책이든 첫발을 내딛는 게 힘든 것처럼,
꼼꼼히 계획하고 시행한다면
장례식장 또한 '친환경' 이름표가 붙여질 날이
머지 않았습니다.
이외에도 알아야 할 장례정보가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