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이야기
2022. 11. 4.
“고인의 마지막 길을 제가 모셔 드린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저도 이 일이 뿌듯합니다.
가끔씩 무섭지 않냐고 물어보는 분들이 있는데,
오히려 제가 고인의 눈치를 보며 갑니다.
많이 흔들리지는 않는지, 속도는 적당한지…”
15년 경력의 운구용 리무진 K기사님은
타 상조에서 13여년 동안 장의버스를 운행하시다,
보훈상조의 운구용 리무진 운전대를 잡으셨습니다.
긴 운전 경력과 베테랑 운전 실력을 가진 기사님이지만,
고인과 함께하는 운구 리무진을 운행할 때마다
매번 조심스럽게 느껴진다고 합니다.
오늘은 K기사님을 만나 뵙고, 직접 나누었던 대화를 한번
공유해 드리려고 합니다.
장의차 기사님 인터뷰
아래 인터뷰는 2020년에 진행했던 내용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Q. 운전하시면서 기억나는 에피소드 있으신가요?
A. 유족분들이 다른 운구 차량은 신청하지 않으시고,
리무진만 신청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원래는 버스만 이용하시거나, 리무진과 버스 둘 다 이용하시거든요.
리무진만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긴 합니다만,
처음 겪어 본 상황이라 조금 난감했어요.
제가 운전하는 장의 리무진 뒤로 유족들의 자가용이
전부 뒤따라 오는데, 굉장히 신경이 많이 쓰였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형태는
리무진이 선두 차량으로 가고, 장의 버스가 뒤따라 오는 것이에요.
그렇게 되면 고인에 대한 예우도 지킬 수 있고,
이동 인원에 대한 부담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Q. 운구용 리무진, 저도 한 번 운전해 보면 안 되나요?
A. 자가용 리무진은 일반적인 면허로도 운전이 가능하지만,
운구 리무진은 일반 승용차가 아닌 특수 여객 자동차입니다.
때문에 특수 여객 자동차 운송 사업자 자격증이 있어야
운전할 수 있으며, 개인이 함부로 운행을 해서는 안됩니다.
또한 5M가 넘는 특수 차량이기 때문에 운전 방식이 아주 까다롭습니다.
Q. 13년간 단 한번도 사고를 낸 적이 없다고 하시던데, 사실인가요?
A. 저는 장의 차량을 운전하면서 접촉사고 한번 난 적이 없습니다.
장지에 빠르게 도착하는 게 중요하지 않아요.
고인에 대한 예우를 다하는 거야말로 진짜 중요한 점이기 때문에
최대한 조심히, 또 안전하게 모시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장의 차량은 단순히 장지로 이동하는 용도가 아닙니다,
고인을 마지막으로 장지까지 모시는 것 뿐만이 아니라,
고인에 대한 예우를 갖추는 것이기도 합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신 K기사님께서는 대화를 나누는 동안
몇 번이나 운전 중 고인을 위한 마음가짐을 강조하셨습니다.
단순한 이동 수단으로만 생각하면서 운전을 하면,
그것은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하신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최고의 예우를 지켜 드려야 한다.’는 기사님의 신념,
저희 보훈상조의 신념과도 마찬가지인 부분입니다.
직업 정신이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이러한 신념으로부터 오는 마음가짐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