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이야기
2022. 2. 16.
미애씨는 장례식장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
"너희 장례식이라도 이따구로 할 거야?!”
부산에 사는 한미애(가명)씨가 화를 참지 못하고 한 말이었다. 미애씨는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너무 분해서 눈물이 난다고 하였다.
“아니 어떻게 장례식에 음식도 아니고 장례화환을 재활용하죠? 음식도 그렇게 안 하는데..” 라며 미애씨는 그날 상황이 떠올랐는지 말을 잇지 못하고 입술이 떨렸다.
사건의 시작은 지인이 조문을 와서 한 말이었다. “꽃들이 몇 개 시든게 이거 재활용한 거 같아. 요즘에도 이러네...” 이 말을 기점으로 장례식장은 한바탕 소란이 벌어졌다.
친척들의 만류에도 미애씨는 쉽게 진정하지 못했다. “참아라 미애야. 아버지 장례식이잖아.. 그냥 조용히 보내드리자...”
장례식장은 난색을 표했다. 장례화환은 자신들도 협력업체를 이용한다는 게 장례식장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설날인 만큼 좋은 마음으로 부탁드리겠습니다."
장례식이 끝난 후 장례화환 업체 책임자의 말이었다.
“실수가 있었던 거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설날인 만큼 좋은 마음으로 용서 부탁드리겠습니다.”
미애씨는 이 어이없는 말 때문에 매년 설날 아버지 제사와 함께 이 일이 생각날 거 같다고 말했다.
장례화환 확인 안 하고 반입 후 나 몰라라 하는 장례식장. 거기에 설날이니 자신들을 이해해달라는 어이없는 말을 하는 장례화환 업체 때문에
마지막 보내드리는 길에 누구보다 잘하고 싶은 유족들은 자신들의 잘못이 아님에도 불효를 한거 같아 죄송스러운 마음이었다.
장례화환이 얼마길래 재활용을? “우리에게 남는 건 1만 원 정도예요."
일반적으로 장례화환 생화 원가 기준 100,000~150,000원이다. 생화 값과 인력비 등 모든 비용을 포함 시 최대 400,000원 정도이다.
언뜻 보면 이 비싼 걸 재활용하는 업체들만의 잘못 같겠지만, 현실은 생화 값, 화환장식품 값 등 배달비까지 포함하여 장례식장에 납품하면 자신들에게 남는 건 건당 1만 원 정도라고 한다.
상조회사 한 직원은 “장례식장은 백만 원이 넘게 판매하고 장례화환 업체에겐 최소한의 이윤만을 준다”라고 장례식 구조에 대해 솔직히 말했다.
최대 인력비를 감안해도 3~20배 이상 이윤이 남는 장례식장만이 오로지 이윤을 남기는 시장 구조라고 덧붙였다.
이렇다 보니 아무래도 을의 위치인 장례화환 업체들은 예전부터 장례화환 생화 재활용이 알게 모르게 빈번했다고 했다.
장례화환을 재활용하는 업체들의 잘못도 있지만,
'사랑하는 사람의 한 번뿐인 장례식에 양심까지 속이며 장례화환을 재활용할 수밖에 없게 만든 장례 시장구조부터 개선이 되어야 한다.'
